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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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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속으로] 우면산에 깃든 서초의 문화

백경민 기자2019.06.13
[앵커멘트]
우리 동네 명소의 유래와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보는 시간, '우리 동네 속으로'입니다. 앞으로 매주 이 시간 와플뉴스에서는 강기옥 선생님과 함께 서초, 동작, 관악구의 여러 명소에 얽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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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 첫 번째 시간, 서초구에 있는 우면산입니다. 먼저 선생님,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우면산, 우면산 부르는데, '우면'이란 말은 어떻게 붙게 됐나요?

강기옥 /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A. 오랜 세월의 풍우에 시달리며 원만한 품격을 갖춘 산이 우면산이다. 소가 잠든 편안한 모습이기에 우면산(牛眠山)이라 했다. 그 품에 사는 주민들은 소를 위해 먹이를 준비했다. 잠에서 깬 소가 먹이를 찾아 다른 곳으로 달아나지 않도록 '상서로운 풀'을 먹이로 마련해 둔 것이다. 그것이 '서리풀'의 서초(瑞草)다. 서초마을의 서초동은 그렇게 태어났으며 서초구민의 문화는 그렇게 풍부한 먹이를 준비한데서부터 비롯되었다.

Q. 우면산과 서초구에 그런 역사가 담겨 있었군요. 그러고 보면 서초의 시작이 우면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A. 잠든 소를 위해 서리풀을 마련한 고장, 소가 깨어나지 않도록 정숙한 자세를 취했던 주민, 그 정성은 오늘날까지도 면면이 이어온다. 우면산을 지키기 위해 서초라는 지명을 만든 것이나, 꽃시장을 열어 서울 도심에 상서로운 풀의 의미를 실현한 것이나, 서초구민의 정서에 맞게 예술계의 메카를 이룬 것 등은 자랑스러운 서초문화에 연원(淵源)이 있다. 우면산 정상의 소망탑 앞에서 문화시민의 소명을 다짐하는 모습이 서초구민의 참모습이자 서초문화의 정수다. 서초인의 긍지는 재력이 아닌 남을 위해 준비하는 서리풀의 역사에 있는 것이다.

Q. 그렇군요. 제가 또 어디서 들은 이야기로는 우면산이 명당이라고 하던데요.

A. 서초 풍수의 핵심으로 여기는 우면산을 소가 자는 산으로 보면 서초구청 싸리공원 부근을 소의 머리를 이루는데, 이 줄기는 역삼동과 학동초등학교, 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며 강남역을 구심점으로 큰 원형으로 둥근 형태를 이룬다. 더불어 소의 꼬리부분을 이루는 방배역 효령대군 묘역의 산은 누애다리로 이은 법조타운의 서리풀공원을 지나 강남 성모병원에서 지맥을 멈춘다. 이 역시 강남역을 중심으로 원형을 이룬다. 그런 지형적 특성 대문에 능선이 높지는 않아도 물의 흐름을 나누는 분수령(分水嶺)이 되어 구심점인 강남역을 향한 사면(斜面)으로 흐른다. 그렇게 사면팔방에서 집중적으로 물이 몰려드는 곳을 풍수학에서는 취면수(聚面水)라는 최고의 길지로 여긴다.

Q. 물이 모여드는 곳이라고 하니까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네요. 2011년 우면산 산사태는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였잖아요. 인명피해도 있었고요.

A. 화기(火氣)의 관악산이 남태령으로 끊겨 우면산에 토기(土氣)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므로 우면산의 정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즉 목화토금수의 오행에서 목(木)은 화(火)를 생하고, 화(火)는 토(土)를 생하는 상생(相生)구조인데 관악산과 우면산의 지맥을 과감하게 잘랐으니 우면산은 관악산의 기를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더구나 우면산 터널을 뚫어 소가 되새김질하는 위부분이 상하하는 바람에 지기(地氣)를 모으기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풍수학에서 중시하는 천기(天氣), 지기(地氣), 인기(人氣)의 조화가 흐트러져 강남역의 취면수 명당론은 이론적 한계에 부딪쳤다. 2011년 7월 27일 우면산 산사태로 18명의 인명피해를 당한 것도 그런 차원에서 해석한다.

[ 아나운서 마무리 ]
그렇군요. 뉴스 마치고, 괜히 한번 우면산에 올라봐야 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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