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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충전] 15세 청소년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십오통활(十五通活)'

박주현 기자2019.06.13
[앵커멘트]
오늘 마음충전에서는 15세 청소년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봅니다. 바로 '십오통활'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한영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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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주(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상담학전공 교수, 15세상담연구소 초대소장)

Q1.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늘 이야기를 나눌 주제가 앞서 언급했다시피 15세 청소년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 중에서 왜 하필 15세인가요? 15세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궁금한데요.?
- 15세는 우리나라 나이로 중2. 중2병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골칫거리, 혹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시기라고 하죠. 하지만 병이나 문제로 보는 것은 청소년 입장에서 굉장히 억울한 일입니다. 어른이 되면서 잊어버렸겠지만, 누구나 이 과정을 겪습니다. 15세는 모든 인간이 겪어가는 인생발달의 과정 중에서 청소년기의 특징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때를 말합니다. 15세는 물리적 연령이 아니라 사춘기의 정점을 상징하는 나이.
- 따라서 15세로 상징되는 사춘기의 정점에 있는 청소년들의 특징을 연구하고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Q2. 중2병, 문제 이런식으로 보지 않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청소년기의 특징을 반영한 프로그램이란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15세 청소년의 특징이라면 대표적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 15세는 어린아이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중간 시기이죠. 혼란스럽고 불안해보이지만, 사실 성인으로 살아갈 인생의 기초공사, 리모델링을 하는 시기입니다. 뇌에서부터 시작해서 심리적, 사회적으로도 재탄생합니다. 그래서 15세가 되면 물음표 투성이가 됩니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은 무엇인가? 등.. 흔히 요즘 애들은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15세는 인생의 어느 시기보다 갑자기 온갖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 흔히 15세를 위기의 청소년이라고 부르는데, 위험와 기회가 함께 하는 것처럼, 이 재탄생의 시기에 청소년들은 인생의 기반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15세는 중2병의 빨리 지나가야할 시기가 아니라 평생의 기반을 닦는 인생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청소년들은 이 많아지는 생각을 적당한 언어로 표현할 능력이 아직 부족합니다. 그래서 행동으로 보이고 혼란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해버리는 것이죠. 누군가와 나누며 정리하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부모나 교사와 같이, 기존의 권위자는 될 수는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전에 영향을 받았던 인물들에게 똑같은 영향을 받는다면 오롯한 나의 작품이 아니겠지요. 그래서 15세 청소년들은 친구들의 피드백을 의지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어른-쉽게 말해서 어른친구와의 관계를 절실하게 필요로 합니다.

Q 3. 15세 청소년을 위한 집단상담, 십오통활 프로그램을 개발하셨는데요. 이름도 특이합니다. 십오통활이 무엇인가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 이 프로그램의 시작은 2014년 EBS 다큐프라임 5부작으로 방영된 <15세에 주목하라>에 우리 한국상담대 교수들과 학생들도 구성된 청소년상담팀이 참여하면서부터 입니다. 다큐에 참여한 후, 15세에 대해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면서 특별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15세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문화에서 아주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흔히 ‘통과의식’혹은 ‘통과의례’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우리나라의 유교전통을 비롯해서 이스라엘의 기독교 전통 등 대부분의 문화에서 15세가 되면 일정 기간동안 이들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인 ‘통과의식’을 하게 됩니다. 그저 단순하게 생일행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15세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새롭게 계획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믿을 수 있는 어른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통과의식을 통해 15세 아이들은 과거를 정리하면서 떠나보내고, 성인으로서의 삶을 생각하며 진입할 기회를 갖을 수 있었습니다.
- 그러나 이렇게 귀중한 인류의 전통을 현재 우리는 많이 잃어버렸지요.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특히 입시경쟁에 내몰리면서 통과의식은 커녕 자신에 대한 고민을 누군가와 나눌 기회도 갖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대학만 붙으면 어른으로 대우해줄게 이렇게 하지요. 어쩌면 대학입시가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통과의식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해 정리하거나 생각할 기회가 전혀 없이 대학만 붙으면 성인으로 대우해 준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들에게 기초공사 없이 건물을 짓게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 십오통활은 사춘기의 정점인 15세들에게 통과의식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자신의 어린아이 시절을 정리하고 성인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통과의식 정신을 집단상담에 접목한 프로그램입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 뇌를 비롯한 존재 전체의 대격변기를 맞고 있는 15세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친구관계에 대해 알아가고, 성에 대해 충분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배우며,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프로그램입니다.

Q4.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예를 들어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십오통활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인, ‘나, 너, 성, 꿈’ 네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파트마다 의식활동을 체험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거기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집단상담을 하게 됩니다. 통과의식 자체가 말로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전부 활용하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프로그램은 매우 다이내믹하고 즐겁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십오통활을 시작할 때에 체험하는 의식인 촛불길 통과의식(EBS 다큐파일: 5분~)은 저희가 개발한 아주 독특한 활동인데요, 안대를 쓰고 15년 인생을 상징하는 줄을 따라 걸으면서 온 몸으로 그 시간을 만나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나서 자신의 경험을 친구들과 말로 나누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그 시간에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울고, 많은 생각을 합니다. 남자아이들도 많이 웁니다.

Q5. 그러면 전체 프로그램을 마친 아이들 반응은 어떤가요?
- 한마디로 일단 참여하면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 그리고 다들 무언가 하나 이상은 얻어간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걸 하나’하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의식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보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한 저로서도 예상치 못한 폭발적 반응에 계속 놀라왔습니다. 대개 이 프로그램을 중학교 1, 2학년 자유학년제의 프로그램이나 교과를 대신해서 하기도 하는데요. 인천 연수구의 경우, 한 학교에서 시작되어 너무 반응이 좋아서 연수구 전체로 확장되어 중학교에서 3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전국에서 요청이 오고 있지만, 프로그램의 리더 수가 부족해서 수요를 다 충족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십오통활 집단상담 전문가 과정을 매달 개설해서, 좋은 리더를 훈련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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