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과 은밀하게 이어진 땅굴까지. DMZ는 분단의 현실을 상징하는 장소인데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훈단체 회원들이 열차를 타고 비무장지대를 다녀왔습니다. 김규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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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그려진 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사람들이 열차에 오릅니다.
열차를 타고 떠나는 DMZ 평화여행.
퀴즈를 풀고 박수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끊어진 다리와 철조망들이 차창 밖으로 보이자 이내 분위기가 엄숙해집니다.
첫 목적지인 도라산 평화공원.
어르신들은 들판을 수놓은 바람개비 앞에서 사진 한장의 추억을 남깁니다.
해병대 전적비 앞에 서자 마음은 먹먹하고 숙연해 집니다.
[ 인터뷰 : 양동운 / 고엽제전우회 ]
나라를 지켜줬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오늘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후세에도 이걸 귀감 삼아서 나라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라산 전망대에서는 철책선 넘어 어렴풋이 개성공단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안개에 가려졌지만, 60년 넘게 등졌던 고향에 대한 기억을 희미하게나마 더듬는 시간이 됐습니다.
가족 없이 홀로 넘어야 했던 38선은 눈물로 보낸 지난 세월을 돌이키게 만드는 경계선입니다.
[ 인터뷰 : 김응보 / 국가유공자 ]
부모 형제 없이 나 혼자 와서…이렇게 전우들이 있어서 살았습니다.
[ 기자SU : 김규범 기자 / kkbhcn@hcn.co.kr ]
보훈단체 어르신들은 남북 대치의 흔적이 남은 이곳, 제3땅굴을 찾아 통일의 필요성을 실감했습니다.
깊은 땅굴을 들여다보며 남북 평화를 위해 가야할 길을 가늠해 봅니다.
[ 인터뷰 : 김현수 /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
앞으로 6.25전쟁, 베트남전 같은 비극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8천만 한반도 국민들은 평화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DMZ 평화여행에 참여한 보훈단체 어르신들과 학생들은 분단의 현실을 직시하고,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겼습니다.
[ 인터뷰 : 이용기 / 서울남부보훈지청장 ]
이번 행사는 국가유공자와 시민, 학생이 함께 오늘날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 덕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감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됐습니다.
분단의 끝자락에서 평화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긴 DMZ 평화여행.
서울남부보훈지청은 이번 여행에 이어 연말까지 국가유공자 문화체험 행사를 이어갑니다. HCN뉴스 김규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