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양재동 윤봉길의사기념관 2층에 위치한 윤봉길새책도서관은 매헌 윤봉길 의사의 뜻을 기려 지난 2013년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도서관이 폐관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당초 설립 주체였던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에서 도서관이 공간을 무단 점용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한 건데요. 어찌된 일인지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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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 위치한 윤봉길새책도서관.
윤봉길 의사가 스무살 때 '각곡독서회'를 만들어 독서운동을 펼치며 민중 계몽에 앞장섰던 정신을 이어가고자 세워진 시설입니다.
2013년 10월 개관 후 보유 권수만 3만여 권.
새책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간도서도 5천 권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 평균 1만 5천 명 주민들의 발길을 끌며 '숲 속 이색 독서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그런데 윤봉길 새책도서관이 최근 문을 닫게 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당초 도서관 설립 주체였던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가 윤봉길새책도서관에 퇴거 요청을 하며 제기했던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기념사업회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기념사업회는 과거에 무단으로 설립 허가를 받은 도서관이 지금까지 운영 주체도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관계자 (음성변조) ] 사무실 쓸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불법으로 5~6년 그냥 있는 거예요. 윤봉길 의사를 추모하는 특별기획 전시실이나 세미나실을 만들어야 하는 자리예요. 국가보훈처에서 예산도 내려와있는데 못 쓰고 있어요.
이에 새책도서관 측은 고유번호증까지 있는 도서관이 불법 점유를 하고 있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며 당혹감을 나타냈습니다.
오히려 도서관 설립 단계에서 당초 기념사업회가 반영구적으로 무상임대를 약속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서초구 작은도서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면서 주민들의 독서공간으로 쓰였던 도서관이 갑자기 문을 닫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3,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새책도서관 폐관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 윤봉길 새책도서관 관계자 (음성변조) ] 도서관을 없애려는 명분일 뿐이지 1천2백 명이 넘는 지역주민과 시민의숲에 온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 숲 속의 보석같은 도서관이라고 이야기하는 공적인 공간을, 개인도 아닌 국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념관에서 도서관을 없앤다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고요.
한편, 윤봉길의사기념관 관리운영은 2016년부터 국가보훈처가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새책도서관의 민원에 대한 회신에서 국가보훈처는 도서관 이전이나 폐관에 대한 사항은 윤봉길의사기념관 측에서 판단한 일이라며 한 발 물러난 상황입니다.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mall.com ] 경고장을 받아든 윤봉길 새책도서관은 강제집행정지결정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대응에 나섰습니다. 도서관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에 독립투사의 숭고한 인문정신이 얼룩지고 있습니다. HCN뉴스 김민욱입니다.